천안 병천 소류지, 옥수수 한 방에 터진 붕어 입질

늦가을의 천안 병천 소류지는 특유의 정취를 그대로 담고 있는 작은 자연지입니다.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수면은 차갑게 깔리고, 삭은 말풀들이 물 위에 고요하게 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입질 한 번’이 얼마나 귀한지 누구나 느끼게 됩니다. 이번 조행은 바로 이 늦가을 소류지에서 옥수수 미끼로 받아낸 소중한 붕어 한 마리, 그리고 그 과정을 담은 기록입니다.

천안 불당동·두정동·백석동에서 25~30분 내에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고, 잠깐의 짬낚이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병천권 소류지입니다. 붕어낚시의 계절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자연지는 때로 한 번의 기회로 많은 것을 보답해 주기도 합니다.




1. 진천 소류지 탐사 실패 – 시작부터 변수

조행의 첫 목적지는 진천 백국저수지 인근의 작은 소류지였습니다. 로드뷰로 확인했을 때 물색이 맑고 주변 산세가 좋아 기대가 컸습니다. 직접 도착해보니 수면도 깨끗하고 낚시하기 딱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자 노란색 경고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용암 저수지 – 붕어·잉어·새우 양식장. 어로 행위 금지.”

결국 이곳은 지역에서 직접 관리하는 양식장이었고, 낚시 흔적도 전혀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낚시는 불가했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차를 돌려 천안 병천으로 이동했습니다. 낚시를 다니다 보면 이런 변수는 늘 존재합니다.

2. 병천 도착 – 순대국 포장 후 소류지로 이동

병천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병천순대입니다. 낚시터에서 먹기 위해 순대국을 포장한 뒤 목적지 소류지로 이동했습니다. 늦가을의 풍경은 소리마저 조용했습니다. 삭은 말풀, 바람 한 점 없는 수면, 주변 산자락에서 떨어지는 낙엽들. 이 자체로도 충분한 힐링이 되었습니다.

소류지는 크지 않지만 포인트 구성은 다양했습니다. 맞은편 줄풀 지역은 과거 대물 붕어가 나왔던 곳이지만, 이날은 물속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진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차량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줄풀 사이와 맨바닥을 함께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햇살이 따뜻해 반팔로도 대편성이 가능할 정도였고, 늦가을 특유의 맑은 공기가 낚시 분위기를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3. 장비·미끼 구성 – 문기어 슬로우찌 + 국제 아르스 옥수수

이번 조행에서 사용한 장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찌: 문기어 슬로우찌
• 대편성: 맹호수 낚싯대 8대(2.6칸~4.8칸)
• 받침대: 서진레져 곁다리
• 침틀: 6단
• 수심: 약 20cm 전후의 평탄한 바닥

사용한 미끼는
• 국제 아르스 땅콩 옥수수
• 국제 아르스 옥수수 글루텐
• 지렁이(예비용)

앞줄을 정리해 찌가 잘 보이도록 말풀을 눌러주고, 물색과 바닥 상태를 확인하며 여덟 대를 세팅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입질은 전혀 없었습니다. 여름엔 정신없이 찌를 올려주던 자리였지만, 이날은 ‘건드림조차 없는’ 예민한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늦가을 자연지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지요.



4. 서진레져 곁다리 첫 사용 후기

확장된 대편성을 위해 서진레져 곁다리를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설치는 매우 편했고, 좌우 확장성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했습니다.

• 낚싯대가 걸리는 부분이 너무 미끄러움
• 경사면에서는 낚싯대가 흘러내림
• 집게 부분만 실리콘, 받침부엔 없음

결국 임시로 실리콘 집게 부분에 낚싯대를 걸어 해결했지만, 제품 보완이 필요한 지점이 분명히 보였습니다.



5. 옥수수 한 방 – 5칸대에서 드디어 터진 귀한 입질

시간이 흘러도 입질은 없었고, 어느 순간엔 “오늘 꽝인가…” 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멀찍이 펴둔 5칸 긴 대의 찌가 미세하게 흔들리더니 살며시 잠겼습니다.

챔질.

순간적으로 전해지는 붕어 특유의 힘.
물속에서 은빛 몸을 뒤집으며 올라온 붕어는 세치·네치보다는 조금 더 큰 씨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옥수수를 깊게 삼켜 제대로 걸린 붕어였기에 그 기쁨은 더욱 컸습니다.

늦가을에 이 귀한 한 마리를 손에 올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조행은 이미 성공이었습니다.



6. 순대국 한 그릇 – 자연지에서의 작은 휴식

붕어를 낚은 뒤 포장해 둔 순대국을 꺼냈습니다. 낚싯대가 늘어선 풍경, 잔잔한 수면, 늦가을 햇살, 그리고 뜨끈한 국물. 이 조합은 그 어떤 식당에서도 얻기 어려운 최고의 휴식이었습니다. 자연지 낚시의 매력은 이런 순간에 있습니다.



7. 철수 – 다음 조행을 기대하며

시간은 오후 3시. 천안 도심으로 들어가는 정체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철수했습니다. 이날은 전반적으로 입질이 약한 늦가을 환경이 그대로 반영된 상황이었습니다.

• 삭은 말풀
• 낮아진 수온
• 예민한 낮 시간 입질
• 포인트 선택의 영향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수수 한 방에 터진 붕어 한 마리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였습니다. 다음 조행에서는 더욱 활발한 포인트에서 월척의 몸통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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