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질문을 합니다.
“꽃게는 다 똑같은 거 아닌가?”
하지만 꽃게를 조금이라도 자주 먹어본 사람이라면, 이 질문에 쉽게 고개를 젓습니다. 특히 진주꽃게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맛본 경험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진주꽃게는 단순히 지역 이름이 붙은 꽃게가 아닙니다. 한국에서 꽃게를 고를 때 하나의 기준처럼 언급되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진주꽃게는 어디가 다른가
진주꽃게는 경남 남해안, 진주·사천 앞바다를 중심으로 어획되는 꽃게를 말합니다. 이 지역은 조류가 빠르고 바닷물이 비교적 맑아 꽃게가 활동적으로 자라는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결과 꽃게의 살은 물러지지 않고 단단하게 차오르며, 씹었을 때 확실한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비린내가 적다는 점입니다. 손질만 제대로 하면 별도의 잡내 제거 과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깔끔한 맛을 유지합니다. 이 때문에 진주꽃게는 생물 상태에서도 요리 실패 확률이 낮은 꽃게로 평가받습니다.
서해 꽃게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서해 꽃게는 뻘에서 자라 살이 부드럽고 단맛이 강한 편입니다. 반면 진주꽃게는 암반과 모래가 섞인 해저 환경에서 자라 살의 밀도가 높고 탄탄합니다. 요리했을 때도 이 차이는 그대로 드러납니
서해 꽃게는 찜이나 탕에 적합하고, 진주꽃게는 간장게장이나 양념게장처럼 숙성을 거치는 요리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실제로 게장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게장은 진주꽃게로 해야 맛이 산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진주꽃게로 하면 좋은 요리들
진주꽃게는 어떤 조리법에도 잘 어울리지만, 특히 세 가지 요리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간장게장은 진주꽃게의 대표적인 활용법입니다. 살이 단단해 숙성 중에도 흐트러지지 않고, 간장이 과하지 않게 배어들어 밥과의 궁합이 뛰어납니다. 내장은 색이 진하고 고소해 비벼 먹었을 때 깊은 맛을 냅니다.
꽃게찜은 진주꽃게 본연의 단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조리법입니다. 찜으로 조리해도 물이 과하게 생기지 않아 살의 풍미가 유지되며, 별다른 양념 없이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꽃게탕 역시 진주꽃게와 잘 어울립니다. 내장이 국물에 자연스럽게 풀리면서 깊은 감칠맛을 더해주며, 국물이 탁해지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한국에는 꽃게가 150여 종이나 있다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한국 연안에는 꽃게류만 해도 약 150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 중에서 우리가 식탁에서 만나는 꽃게는 극히 일부입니다.
일반적으로 식용으로 사용되는 꽃게는 참꽃게를 중심으로 몇 가지 종류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크기가 작거나 맛이 떨어지거나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아 유통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주꽃게처럼 맛과 활용도가 검증된 꽃게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진주꽃게는 왜 가격이 비쌀까
진주꽃게는 어획량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남해안은 서해에 비해 꽃게 어장이 넓지 않고, 산란기 보호 규정도 엄격해 대량 포획이 어렵습니다. 여기에 자연산 비중이 높아 유통량이 제한적이다 보니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진주꽃게를 꾸준히 찾는 사람들은 가격보다 만족감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해산물이 아니라, “제대로 된 꽃게를 먹었다”는 기억이 남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진주꽃게가 한국에서 알아주는 꽃게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자라는 환경, 살의 밀도, 내장의 깊은 맛, 요리했을 때의 안정감까지.
여러 요소가 겹쳐 하나의 기준점이 된 결과입니다.
꽃게 철이 돌아왔다면, 한 번쯤은 진주꽃게를 기준으로 다른 꽃게와 비교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분명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